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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일기 05. 네 달간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느낀 것.
    개발일기 2020. 1. 24. 12:46

    1.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심코 넘어간 많은 것들엔 다 이유가 있다는 것.

    버튼이 왜 그 위치에 있는지, 어플 화면과 기능들 하나하나엔 이유가 있다.

    사용자에게 편해서라든지, 혹은 그렇게 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든지.

    회원가입했을 때 입력하라는 대로 입력했던 정보들에도 다 이유가 있다.

    생일도 본인 확인 인증할 때 말고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그 생일로 각종 마케팅을 시전한다.

     

    아이디는 왜 한글이 아닌 영어로 해야할까. 왜 한 글자가 아닌 최소 몇 글자를 입력해야할까.

    비밀번호는 왜 지정된 형식을 따라해야할까

    또 하나의 예, 우리 어렸을 때 게임할 때 로딩 시간이 꽤 길지 않은가.

    그리고 그 사이에 각종 게임 설명과 팁들을 알려준다.

    왜 그런가.

    그 시간 동안 게임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들 (맵, 무기, 케릭터, 내 정보, 다른 사용자들의 정보 등 등 수만 가지의 정보들)을 가져올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 생산자의 입장

    이렇게 오랜 시간 들여 뭔가를 만들어낸 경험은 처음이라 그런지 '생산자'의 입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 쓰고 있는 어플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당연하지만 뭐든 쉽게 만들어지는 건 없다는 것.

    고려할 점들이 많다는 점.

    어떤 지점에서 데이터들을 가져올 것인지, 이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 로그아웃이나 회원 탈퇴를 하면 이전의 기록들은 어떤 지점에서 뭘 삭제해줘야 하는지. 아이디 저장과 자동 로그인 체크박스에 체크를 해줬다면 어떤 화면에서 작업을 해줘야 아이디가 저장이 되고 자동 로그인을 시킬 수 있을지.

    더불어 사용자가 이대로 내 어플을 쓰면 정말로 편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다른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피드백을 수용해 그중에서 필요한 것만 적용을 시켜야 하는 것.

    사용자의 입장까지 고려를 해나가며 만들어야 하는 생산자.

    3. 상상력과 논리력이 함께 필요한 코딩적 사고

    어떤 기능을 구현하려고 할 때 흔히들 말하는 알고리즘, 즉 로직을 짜야 한다.

    상상력과 논리력을 함께 가져가며.

    내가 가지고 있는 개념들로 어떻게 하면 이걸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상상하며

    실제로 스케치북에 그려보며 내가 원하는 논리대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지.

    4. 못할 게 없다.

    정말 간단한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간다면 못할 게 없다.

    목표를 최대한 잘게 쪼개고 제일 간단한 것부터 해나가는 것.

    이 프로세스는 어딜 가나 적용되는 것 같은데.. 쉽지 않다.

    잘해봐야지.

    5.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코드 한 줄 짜는 것.

    난 고등학교 때부터 겁이 많았고 고민이 많았다.

    인큐 워크프로젝트를 거치며 좀 나아지는 듯했지만, 사람은 잘 안 바뀐다.

    내 안 좋은 습관들이 많이 남아 있었고 코딩을 통해 내 단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겁먹고 실험도 안 하고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아웃풋이 당연히 안 나오지.

    그럼 거기에 대한 피드백이 들어온다.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코드 한 줄 짜보라고.

    그냥 해보라고.

    다행히 첫 번째 단계 때 그 피드백을 받아들어 내가 발전했기 때문에 두 번째 단계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한두 달 정도의 진입장벽을 나름대로 넘어선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대신 문제해결능력은 여전히 부족.

    6. 나는 주석 다는 걸 좋아한다.

    내가 짠 코드에 주석을 달고, 분석하는 걸 좋아한다.

    첫 번째 만들었던 어플에 주석을 잘 달아놓아서 지금 두 번째 만드는 어플에도 잘 활용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만들었던 어플은 쪽팔릴 정도다 ㅎㅎ

    7. 스토리텔링

    글 쓰고 말하고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첫 번째 단계 때 만들었던 게임 스토리든, 두 번째 만들고 있는 어플이든.

    다 나만의 정체성, 스토리를 입히려고 한다.

    그냥 나 자신이.

    돌이켜 생각해보니 2학년 마케팅관리론 수업을 들을 때 스토리텔링 마케팅전략을 분석해 잘 썼다는 분석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소비자행동론 때 만들었던 영상도.

    8. 잘 성장하는 사람

    니라쌤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피드백 : 세훈씨는 잘 성장하는 사람인 것 같아.

    음. 훌륭하신 강사님, 든든한 동료들, 의지를 가지고 나를 고치려고 행동하려는 나 자신.

    누군가와의 비교를 떠나 성장했냐, 안 했냐만 보면 아웃풋 - 공부 프로세스 - 멘탈 관리 - 체력관리 등등에서 분명히 성장했다.

    9. 커뮤니케이션 - 사회생활

    개발자에겐 개발 실력은 기본이고 커뮤니케이션도 좋아야 좋은 개발자다.

    예를 들어, ceo에게 지금 만들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기획자 - 디자이너에게도 마찬가지다.

    내 커뮤니케이션이 장황하다는 피드백을 받아 커뮤니케이션 소모임에 나가고 있다.

    두괄식으로 말하는 연습,

    무언가를 설명할 때 핵심만 잘 말하는 연습 등등이 많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나에게 해주셨던 긍정적인 피드백들.

    자신감 있어 보인다.

    발표 많이 해본 사람 같다.

    목소리가 너무 좋다.

    답변을 하는데 품격이 느껴진다.

    이러한 모습들 때문에 나와 만났던 사람들 대부분이 나에게 사회생활을 잘할 것 같다고 해주셨던 건가.

    10. 산 넘어 산

    널 값 예외처리 에러 디버깅

    개발자가 된다면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키워드들.

    난 과연 이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하면 답변이 노노에 가깝다.

    그래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그 짜릿함은 엄청나다.

    11. 기술력 공학 창업

    기술, 공학.

    매력적이고 멋있다.

    그렇지만 지금 1,2년 정도 공부해서 현업에서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는 이곳 수료자들과 현재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위의 단계 팀원들처럼 나도 이 '개발'과 '기술'에 열정과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을까.

    단, 연구는 좀 좋아하는 것 같다. 연구라고 하긴 좀 거창하니까, 무언가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것이라고 하자. 파고드는 게 좋다.

    나에게 물어보면 그 대답도 아직은 하기 힘들다.

    지난 네 달간의 시간을 미루어봤을 때 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서 앞으로의 네 달만 볼 뿐이다.

    만약 내가 제대로 노력했는데도 성장이 없다면 공부하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려 했는데

    다행히 성장했다.

    12. 감성과 논리

    난 매우 감성적인 사람이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보다는 감성적인 이미지에 가까운 사람이다.

    이러한 내가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성적인 모습과 감성적인 모습 사이의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 좋다.

    언젠가는 이 감성도 다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긴 하지만.

    13. 새로운 세계

    스무 살 때 공무원이 꿈이었던 내가,

    미국을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금융공기업을 준비할 거야, 회계사 공부를 할 거야 생각하고 있었던 내가,

    현재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니.

    구글링을 통해 내가 원하는 걸 배워나가고 또 그중에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 고민해나가고 있다니.

    이 배움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강력하게 해주는 하브루타를 하고 있다니.

    이곳에서의 발전과 성장이 좋다.

    불안한 것도,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건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지 50분이 넘어간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느끼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몰입하고 있고 글쓰기를 좋아하는구나.

    그냥 막 써 내려가고 있고 바로 올리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글인 것도 사실이지만,

    이 두서없는 날 것들이 언젠가, 미래의 나에게 과거를 뒤돌아볼 - 미래로 나아갈 힌트를 얻는 글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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